건강검진 결과지에 '지방간'이라는 단어를 보고 놀라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특히 술을 마시지 않는데도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면 더욱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오늘은 술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대해 쉽고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지방간, 왜 생길까요?
지방간은 말 그대로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는 질환입니다. 간세포의 5% 이상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의미하죠.

과거에는 알코올 섭취가 주된 원인이라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서도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바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인데요.

가장 큰 원인은 복부 비만과 잘못된 식습관입니다. 탄수화물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간에서 이들을 지방으로 바꾸어 저장하게 됩니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우리 몸의 세포가 인슐린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로 인해 혈당이 높아지고 간에 지방이 쌓이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지방간을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요?
지방간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두면 지방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고, 심해지면 간경변증(간경화)이나 간암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방간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평소 만성 피로감을 느끼거나 오른쪽 윗배에 불편함이 있다면, 지방간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방간 치료의 핵심은 '생활 습관 개선'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바로 생활 습관 개선입니다. 특정 약물로 치료하기보다는 원인이 되는 비만, 고지혈증, 당뇨 등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체중 감량
: 체중의 5~10%만 감량해도 간 속의 지방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무리한 다이어트보다는 꾸준한 운동과 식단 관리를 통해 천천히 체중을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 식단 조절
: 탄수화물과 설탕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세요. '밥 배, 디저트 배는 따로'라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 규칙적인 운동
: 주 3회 이상,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지방을 태우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간에 좋은 음식 vs 피해야 할 음식
지방간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할지입니다.

녹색 채소, 마늘, 양파, 버섯 등은 간 해독 기능을 돕고, 항산화 작용을 합니다. 특히 브로콜리에는 설포라판이라는 성분이 풍부해 지방간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콩에는 레시틴 성분이 많아 간에 쌓인 지방을 분해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생선(고등어, 연어 등)도 염증 완화에 좋습니다.

반면, 설탕이 많이 들어간 탄산음료, 과자, 빵 같은 정제 탄수화물은 간에 지방을 쌓이게 하는 주범입니다. 

또한 과도한 육류 섭취, 튀긴 음식 등도 간에 부담을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술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더라도 간 손상을 더욱 악화시키므로 되도록 삼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간 수치가 높다면?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ast/alt)가 높게 나왔다면, 이는 간에 염증이 있거나 손상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간 수치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지방간인 것은 아니지만, 지방간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이므로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간 초음파나 mri 검사를 통해 간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조직 검사를 통해 지방간의 심각도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지방간은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간 건강을 지키시길 바랍니다.